본문 바로가기

국내여행

제주 거문오름 '용암길', 1년에 열흘만 열리는 비밀의 원시림

 

 

1년에 열흘만 열리는 비밀의 원시림, 제주 거문오름 '용암길'은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에 자리하고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어있다. 2010년 정부가 한국형 생태 관광 10대 모델 사업 대상지로 선정한 제주의 대표 생태 관광지이다. 오름은 화산섬 제주의 대표 아이콘이며 거문오름은 다른 오름과 달리 예약해야 탐방이 가능하다. 천연기념물 444호인 제주선흘리거문오름은 다른 오름처럼 민둥산이 아니라 숲이 울창하다. 삼나무와 편백나무, 소나무 등 다양한 나무가 빼곡하다. 오름이 숲으로 덮여 검게 보여서 '검은 오름'에서 거문오름이 됬다. 신령스러운 공간이라는 뜻도 있다.

 

 

거문오름은 해발 456m로 오름에서 흘러나온 용암이 북동쪽 해안선까지 이어지면서 20여 개 동굴을 형성했다. 한 화산에서 이처럼 긴 동굴이 만들어진 예가 세계적으로 드물고, 일부 용암굴에서는 석회굴의 모습까지 보인다. 이런 이유로 벵뒤굴, 만장굴, 김녕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 등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고, 2018년에는 웃산전굴, 북오름굴, 대림굴이 추가됐다. 이 가운데 만장굴 일부 구간이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거문오름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것은 보이지 않는 용암굴에 그 비밀이 있다.

 

 

거문오름 탐방 코스는 크게 두 가지이다. 말발굽 모양 거문오름 분화구와 거문오름 정상부 아홉 개 봉우리를 순환하는 '태극길', 거문오름에서 용암이 흘러간 길을 다라 이어지는 '용암길'이다. 태극길은 평소 예약하면 돌아볼 수 있지만, 용암길은 1년에 열흘간 한시적으로 개방한다. 용암길은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에서 출발해 거문오름 정상을 지나 상록수림, 곶자왈 지대의 산딸기 군락지, 벵뒤굴 입구, 알밤인 알바메기 오름까지 이어지는 5km코스로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삼나무 숲이 우거지며, 피톤치드가 온몸을 휘감고 눈이 시원해진다. 거문오름전망대까지 나무데크가 놓여있다.

 

 

전망대에서 데크를 따라 내려오면 용암길 시작점이 나타난다. 찔레와 축축한 습기가 주위를 감싸고 있으며 사방에 고사리와 이끼가 함께하고 있다. 원시의 기운이 서려있다. 용암길은 대부분 곶자왈이다. 곶은 숲이며 자왈은 덤불을 말한다. 곶자왈은 나무와 덩굴식물, 암석이 뒤섞여 우거진 곳으로 이 안에서 제주의 독특한 생태를 볼 수 있다. 현무암이 이어진 척박한 환경에서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숲이 울창한 풍경이 신비롭게 느껴진다. 해발 약 350m로 비교적 평탄한 길이지만 곳곳의 온도와 습도가 다르게 나타난다. 이끼로 뒤덮인 화산석과 양치식물이 수만 년 전으로 온 것 같은 느낌이다.

 

 

 

용암길은 아열대와 난대, 온대에 걸쳐 다양한 식물이 공존하고 있다. 암석 지대와 용암 함몰구 등 독특한 지형 때문이다. 거문오름 일대에 분포하는 식물은 300여 종이 알려져 있다. 양치식물은 60여 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다른 오름과 비교할 때 종 구성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주름, 지느러미고사리, 좀고사리 등 다양한 지역의 고사리가 모두 자리한다. 거문오름에는 새우란, 금새우란, 여름새우란, 섬새우란 등의 온대 지방에 자라는 난초과 식물인 새우란이 자란다. 화려한 꽃이 특징이다. 비가 내린 뒤에는 팽이버섯과 느타리, 목이버섯 등이 보인다.

 

 

신비로운 숲속의 지층 변화로 생긴 풍혈에서 나오는 바람은 천연 에어컨 바람이다. 구멍이 분화구 밖으로 이어져 숲속으로 바람을 보내준다. 고사리 무리와 척박한 바위에 뿌리를 내린 나무의 뿌리가 널빤지처럼 옆으로 뻗어있다. 흙 대신 바위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변형된 모습이다. 용암길에는 제주 사람의 역사도 있다. 숯가마 터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이 주둔한 갱도진지다. 일제는 거문오름에 군사시설을 만들고 오름을 요새화했다. 일제강점기와 제주 4.3의 아픔이 거문오름에 녹아있다.

 

 

용암대지에는 벵뒤굴이 자리하고 있다. 천연기념물 490호인 제주선흘리벵뒤굴은 제주도 용암굴 중 가장 복잡한 미로형 동굴이다. 비공개 지역이라 입구만 볼 수 있다. 용암길의 마지막 구간은 동굴 카페 '다희연'으로 여기서 셔틀버스를 타고 출발지로 돌아간다.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에는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제주와 용암동굴, 거문오름의 다양한 식생 등 제주 자연의 숨결을 느끼고 경험할 수 있다. 일반에 공개하지 않는 당처물동굴과 용천동굴 전시 모형으로 동굴을 간접체험하며 다양한 화산석을 손으로 만져볼 수 있다. 제주 설화를 바탕으로 한 4D영상도 감상할 수 있다.

 


올해 용암길이 열리는 기간은 거문오름국제트레킹이 진행되는 7월 20일부터 29일까지 열흘이다. 거문오름국제트레킹은 2008년 첫 행사를 시작해 올해로 12회를 맞고있다. 이 기간에는 예약 없이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에 탐방 수칙을 교육받은 뒤 출입증을 지참하고 무료로 돌아볼 수 있다. 거문오름 정상까지 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며 걷고, 자율적으로 거문오름을 둘러본다. 지난해부터 어린이 해설사가 활동하는데, 쉬운 해설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인기가 높다. 운동화나 등산화가 필수이며 스틱을 허용하지 않는다.

 

 

 

"어떠한 지원도 받지 않았으며 여행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작성한 글입니다"

"내용에 오류가 있을 수 있으니 더 자세한 내용은 주최측 및 언론기사 등을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