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아리랑길은 2013년에 조성되었다. 밀양관아, 삼문동, 영남루로 이어지는 제1코스와 밀양향교, 추화산성, 충혼탑으로 이어지는 2코스, 용두목, 금시당, 월연정, 추화산성으로 이어지는 3코스가 마련되어 있다. 1코스가 시가지를 중심으로 펼쳐진 길이며 2코스는 조선시대와 삼국시대를 관통하는 역사의길, 3코스는 밀양강을 끼고 도는 선비의 풍류의 길이다.
금시당길로 유명한 제3코스의 출발점은 용두산 입구 용두목이다. 산세가 용의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건너편에서 보면 밀양강에 엎드려 물을 들이켜는 용머리를 닮았다. 평탄한 언덕길로 비슬산과 운문산, 가지산 등줄기 물이 만나는 용두연이 있다. 먼 옛날 비가 오지 않을 때 기우제를 지내는 기우소로 쓰이던 곳이다.
대숲, 굿바위 등을 거쳐 40여 분을 걷다보면 금시당 백곡재를 만난다. 금시당과 백곡재는 각각의 건물이다. 금시당은 조선시대 문신 이광진 선생이 관직에서 물러난 뒤 고향에 돌아와 1566년에 지은 별장이다. 백곡재는 금시당을 재건한 이지운을 추모하기 위해 1860년에 세운 제사를 지내기 위해 묘소나 사당 인근에 지은 집인 재사이다.
월연정은 조선 중종 때 함경도 도사를 지낸 월연이태 선생이 기묘사화가 일어나기 전 벼슬을 버리고 낙향해 1520년에 지은 정자이다. 담양 소쇄원과 더불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정원으로 꼽힌다. 보름달이 뜰 때 달빛이 강물에 비쳐 기둥을 이루는 월주경이 백미다. 마루에 걸쳐 앉으면 단장천 강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용평터널은 백송터널, 월연터널이라고도 불리며 1509년 1월 1일 개통된 경부선 철도터널인데 1940년 복선화 사업으로 이설된 후 지금은 일반도로로 이용 중이다. 터널 가운데가 트인 독특한 건축 형태에 일정 간격으로 비치된 조명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 영화, 드라마 촬영지로도 인기가 높다. 진입 전 터널 입구에 설치된 신호등을 반드시 확인하자.
추화산성은 3코스의 종착지로 월연정에서 1.2㎞ 를 더 오르면 만날 수 있다. 제법 가파른 구간도 있지만 그리 길지 않다. 추화산성은 해발 243m 추화산 산마루에 돌로 쌓은 석성으로 삼국시대 신라가 가야와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던 때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추화산성에서 시가지를 조망하는 것도 옛 선비들이 즐긴 풍류 못지않게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