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여행

부암 개암사와 울금바위, 내소사와 곰소항



 

전라북도 부안에는 생거부안이라는 표현이 조선 영조 때 어사 박문수가 부안은 어염시초가 풍부해 부모를 봉양하기 좋은 땅이라고 보고했다는 데서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 물고기, 소금, 땔나무 등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고루 갖춘 땅이라는 의미이다. 변산은 부안의 서북쪽 해안가로 여행객도 대개 채석강을 중심으로 한 이 지역에 몰려 찾아온다.

 

변산반도는 수려한 자연과 풍성한 역사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1988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변산은 전라남북도를 가르는 노령산맥의 끝자락이라고 하지만 실제는 홀로 뚤 떨어진 변두리 산으로 국내 유일의 반도형 국립공원이다. 내변산의 직소폭포와 의상봉, 외변산의 채석강과 적벽강 등 안팎으로 산과 바다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이다. 

 

개암사는 변산 동쪽 상서면에 자리하고 있는 사찰이다. 뒤쪽 봉우리에 울금바위가 상투처럼 솟아 있는데 대웅전 앞마당에 서면 둘로 갈라진 것처럼 보인다. 절의 명칭은 바로 이 바위에서 유래한다. 주차장에서 절 입구까지 전나무숲이 형셩되어있다. 150년 가량된 아름드리 나무가 운치를 더한다.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울금바위 아래에 머물렀다고 한다. 

 

개암사는 부안을 대표하는 시인 이매창의 매창집을 목판으로 간행한 곳이다. 입으로 전해오던 그의 시 58편을 엮은 시집이다. 부안의 아전들이 그것도 사찰에서 죽은 지 58년이 지난 기생의 시집을 간행했다. 이매창은 부친에게 한문을 배웠고 시와 글씨가 뛰어나 황진이에 버금가는 조선시대 여성 시인이다. 대웅전에서 오른쪽으로 돌면 울금바위로 오른다. 

 

울금바위는 능선 부근에 우뚝 솟아 있으며 높이 30~40m에 이르는 바위 군상이다. 바위 아래에 커다란 굴이 파여 있는데 이는 복신굴이다. 백제 부흥군의 장수 복신이 은거한 굴이라는 의미다. 백제가 멸망하자 그의 사촌 복신과 승려 도침이 일본에 있던 왕자 풍을 맞아 의병을 일으켰다. 우금산성은 백제 부흥군의 거점으로 추정되는 주류성이다. 

 

내소사는 진서면 변산에 자리하고 있으며 부안에서 가장 유명한 사찰로 사찰 입구에서 경내에 이르는 약 700m의 전나무 숲길이 있다. 절입구와 대웅전 마당에 수령 1,000년으로 추정되는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한 그루씩 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나무로 불리며 마을의 수호신으로 대접받는 당산나무다, 당산제에는 주민들과 내소사 승려들이 함께 참가한다.

 

곰소항은 예부터 칠산바다의 온갖 해산물이 모이는 곳으로 곰소의 소는 고창과 부안 사이의 바닷길, 곰소만이다. 간조때는 그 넓은 바다가 갯벌로 변신하여 물고기뿐만 아니라 조개까지 풍성한 항구이다. 곰소젓갈시장에는 새우젓 갈치젓 멸치젓은 기본이고 바지락젓 어리굴젓 명태아가미젓 소라젓까지 바다에서 나는 모든 젓갈이 모여 있다. 

 

곰소만의 가장 안쪽 줄포에는 대규모 갯벌생태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저지대 침수에 대비해 제방을 쌓아 조성한 공원이다. 담수 습지는 뱃놀이를 즐길 수 있는 물길이 되었고 20만 평의 광활한 갈대밭으로 낸 10리 산책로는 이국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해질 무렵 펼쳐지는 장관은 낙조의 운치를 한결 더 해 준다.